블로그 이미지
양철호
스토리 파고들기, 문학, 영화를 비롯한 온갖 미디어, 그리고 세상 사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찾아 소개하고, 분석하고, 뜯어고치는 곳. 세상을 향해 일갈하기도 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도 만날 수 있는 곳.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7. 6. 23. 08:00 Story Doctor/Movie

 

솔직히 헐리웃에서 공각기동대를 실사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왜 이 작품을 실사 영화로 만들려 할까에 대한 우려.

둘째는 일본에서 영화화 한다고 안 하는 게 그나마 다행.

이유는 다들 알거라고 생각된다. 현재의 일본 영화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화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영화적 재미나 내러티브 등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사람이 연기하는 애니메이션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점점 내가 일본 영화에서 멀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걸작 작품을 실사 영화화 한다고 하며, 더구나 헐리웃에서 도전한다고 한다.

사실 헐리웃이라고 해도 작품성 있고, 심오한 이야기를 단순한 구조로 바꾸는 재주로는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려가 많았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이제 확인하게 되었다.

그 결론은 반반이다.

나름 노력했다라는 평가와 함께, 원작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빼고 상투적인 요소가 들어갔다는 평가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인형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에서 인형사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를 가진 존재였다.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쿠사나기가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쿠제가 등장한다. 쿠제는 TV 시리즈에 나온 등장 캐릭터지만 이름만 빌려왔을 뿐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온다.

영화의 느낌은 오히려 원작과 반대의 느낌이다.

심오하고 생명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대해 고민하던 쿠사나기가 인형사의 이야기를 듣고 네트의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생명의 정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끊임없이 양산되고, 변질되고, 발전하는 정보의 바다와 생명의 관계를 묻는다.

하지만 영화는 고전적인 질문인 인간성에 대한 부분에 다시 초점을 맞춘 듯 하다.

인간성에 대한 고민, 스스로 인간인가에 대한 고뇌와 의심 등은 원작과 영화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쿠사나기의 모습으로 대변된다.

 

영화의 만듦새를 보자.

배우들은 우선 스칼렛 요한슨, 줄리엣 비노쉬, 기타노 다케시 등이 출연한다.

글로벌한 배우들 집합이다.

하지만 이 배우들의 조합이 좋았는지는 모르겠다.

액션도 원작의 장면들을 그대로 살리려 애쓴 모습은 역력하다. 하지만 원작의 장면들은 지금 보더라도 결코 떨어지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하지만 영화의 퀄리티가 과연 지금 보더라도 괜찮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의 몸이 의체를 표현하기에는 왠지 어색한 느낌도 들었다.

해킹 장면이나 전투 장면 역시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원작의 어지럽고, 심오한 내용을 영화로 표현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무리일 것이란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그런 문제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다 잡기 위해서 도전한 내용은 어중간해졌고, 그 덕에 액션도 어중간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양철호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 11. 25. 08:00 Story Doctor/Movie


장중한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흐른다.
가벼운 듯 하지만 무겁고,
진지한듯 하지만 장난스러운 음악들이 어쩔땐 불협화음처럼, 어쩔때는 기가막힌 조화를 이루며 귀를 자극한다.
그의 음악은 늘 그렇다. 영상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다가 후에 음악을 들으면 영상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것이 영화음악의 힘일 것이다.


내가 히사이시 조를 맨 처음 만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음악에서였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선율이 떠오른다.
토토로의 장난스러운 표정도, 붉은 돼지 마르코의 능청스러움도 음악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본 특유의 음악적 색채도 과감하게 사용해 원령공주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히사이시 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훌륭한 작품들이지만 그 가치는 지금과 같지는 않을 듯 하다. 그만큼 히사이시 조가 가져다 준 음악적 가치는 놀라웠다.


그리고 그를 접한 것은 바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에서였다.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일본 영화 '하나비'를 비롯해, '소나티네', '키즈 리턴', '기쿠지로의 여름' 등.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쿠지로의 여름' 음악을 지금도 즐겨 듣는다.



나는 음악은 잘 모른다. 그저 즐겨 들을 뿐이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괜히 미소가 지어진다.
가끔 슬픈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답답해질 때도 있다.
음악이 가진 힘을 그는 고스란히 나를 통해 실험하고 있는 듯 하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또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 칸노 요코가 있다.
그녀의 작품 '카우보이 비밥'을 최고의 작품으로 치는 나로서는 종종 히사이시 조와 함께 비교해서 음악을 들어보곤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 서로의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칸노 요코의 변주와 다양한 장르로의 넘나듬은 히사이시 조의 웅장함과 가벼움의 조화만큼 나에게는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한국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음악을 맡았다고 했을 때 사실 기대가 컸다. '웰컴투동막골'의 음악이 귀에 남아 있는 나로서는 최소한 드라마의 재미를 떠나서 음악의 가치만이라도 건질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나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에 몰입 자체를 할 수가 없기에 음악도 결국 내 귀에서 겉돌고 말았다. 결국 드마라와 음악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만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좋은 영화음악으로 기억되는 작품들도 모두 내용이 좋았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가끔은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스토리'를 즐겨 듣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주제 음악들을 모아 놓은 프로젝트 앨범, '스튜디오 지브리 송'을 즐겨 듣는다. 그의 음악은 아직도 뜨겁다고 외치고 있고, 아직도 할 말이, 아니 해야 할 선율이 많다고 속삭이는 듯 하다.

이제 일본을 넘어 한국, 중국에까지 영역을 넓혀 음악을 선사하고 있는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그의 음악을 앞으로도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양철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전 태왕사신기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연출이 송지나의 각본을 쫒아가지 못 하는 아이러니가 아쉽지만.) 히사이시 조의 음악엔 조금 실망했어요. 자가 복제가 심했다고 할까..

    대신, 히사이시 조의 지브리 콘서트 블루레이를 보며, 전율했지요.
    너무 멋져서 아직도 몇번씩 돌려보는 타이틀이랍니다..+_+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