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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KINO(양철호)의 세계의 미스테리-2012년 지구종말을 말하다

by 양철호 2012. 3. 15.

영화 '2012'는 충격적인 내용과 영상으로 사람들을 스크린으로 잡아 끄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근거는 다름아닌 마야의 달력이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종말론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세상은 2012년 종말론에 들끓고 있다. 이에 미 우주항곡국(NASA)의 에먼스 박사는 마야의 달력과 여러가지 현상들을 분석하여 2012년 지구 종말론의 허구를 설명한다.


1. 고대 마야달력 12월 21일에 끝? “5125년 주기 종료… 새 달력 시작”

이미 수많은 매체에서 고대 마야 달력이 올해 12월 21일에 끝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고대 마야의 달력은 모든 일식과 월식의 날짜를 맞출 정도로 정밀하고 정확했다. 그런 정확성으로 인해 달력의 끝 이후에 세상이 없다는 식의 인식이 퍼진 것이다. 

종말론의 근거로 태양폭발, 소행성 충돌, 핵전쟁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재는 문서나 언론이 아닌 SN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 궤도 프로그램 책임자인 돈 예먼스 박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동영상을 하나 공개했다. 즉 2012년 12월 21일은 종말이 아닌 그냥 수많은 날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 2012년 12월 21일에 끝나는 것으로 알려진 고대 마야 달력.

수학과 천문학에 통달했던 마야인들이 만든 달력은 올해 12월 21일에 끝난다.’ 가장 강력한 종말론의 근거에 대해 예먼스 박사는 “12월 21일은 달력이 끝나는 날이 아니라 사이클이 끝나는 시기로 마치 12월 31일이 지나면 다시 1월 1일로 새로운 달력이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역사학자와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마야 달력은 기원전 311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야 달력은 ‘백턴’이라는 주기로 표시되는데 13백턴이 끝나는 날이 바로 올해 12월 21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5125년의 주기가 끝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시기가 하필 올해라는 것이 우연치고는 기막힌 일이다. 다만 상당수 고고학자들은 백턴이 자연적인 산물이 아니라 당시 마야 문명의 지도자였던 파칼 대왕이 자신의 탄생일을 성스러운 분기점으로 삼기 위해 조작한 방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5000년 만의 우연 역시 ‘조작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2. 행성 니비루, 지구와 충돌한다? “각국 행성 실시간 관찰… 가능성 0”

‘태양계 외부의 행성 니비루(Nibiru)가 지구와 충돌한다.’

                      ▲ 가상의 외계행성인 니비루가 지구를 멸망으로 이끄는 가상도.

니비루는 가상의 외계 행성으로, ‘행성 X’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종말론자들은 니비루가 올해 12월 21일을 기점으로 태양계 궤도에 진입하면서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종말을 불러 온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모르는 수많은 외계행성이 존재하는 만큼 음모론의 대상으로는 적합하지만 가능성은 극히 낮다. 현재 NASA를 비롯한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태양계 내부는 물론 태양계 외곽을 떠도는 소행성과 혜성 등을 실시간에 가깝게 관찰하고 있다. 물론 개개의 정보는 모두 공유되며 예측도 가능하다.

예먼스 박사는 “올해는 물론 향후 수십년간 지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천체가 태양계 안으로 진입한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설사 그 행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그 행성의 무게로 인한 중력이 주변 우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외계행성의 증거를 숨기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수천명의 과학자들이 매일같이 하늘을 쳐다보면서 연구하고 있는데 그걸 누군가 가린다고 가려지겠느냐.”고 되물었다.

현재 NASA는 지름이 2마일(약 3.2㎞)을 넘는 모든 지구 근접체에 대한 지도를 완성했지만 실질적인 위협은 발견하지 못했다. NASA가 보장하는 행성 X로부터의 지구 안전기간은 최소 100년 이상이고 2012년 종말 가능성은 ‘0’이다.

3. 태양폭풍이 지구 집어삼킨다? “11년주기 강력폭발은 오래된 법칙”

‘강력한 태양폭발이 일어나 그 결과로 발생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집어삼킨다.’


지금까지 허황된 시나리오를 얘기했다면 태양폭풍은 ‘실존하는 위협’이다. 다만 ‘지나치게 과장된 위협’이다. 매년 셀 수 없이 많은 태양폭발이 일어나고, 어떤 것들은 강력하다. 태양폭발이 11년의 주기로 강력해지는 것은 이미 오래전 과학이 밝혀낸 자연의 법칙일 뿐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됐던 일부 문제들이 새롭게 생겨났다.

태양폭풍은 정지궤도 위성에 영향을 미쳐 통신장애를 일으키고, 극지방의 방사성물질 유입으로 인해 이 지역을 지나는 비행기 탑승객의 피폭량이 다소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태양폭풍은 지구의 자기장이나 대기권 자체를 바꿀 수도 없고 인류나 자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예먼스 박사는 종말론자들에게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유명한 격언을 강조했다. “이상한 주장은 이상한 증명을 요구한다. 시간이 시작된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종말에 대한 얘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여기 있다.”고 말이다. 

종말온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자 자연, 즉 지구와 우주에 대한 두려움인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고대인들보다 더 모르는 현대인들의 무지, 과학을 신봉하지만 고대의 과학보다도 더 정밀하지 못한 지금의 모습을 보며 오래 전에 대한 경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누구든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지구의 멸망이 아닌 인류의 멸망일 것이다. 그것도 인간 스스로에 의해서 말이다. 언제일까. 인간에 의해 인간 스스로가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