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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타워, 재난영화의 팔부능선을 넘다

by 양철호 2012. 12. 28.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의 느낌은 두 가지.

그래픽이 생각보다 잘 되었다는 것과, 익히 봐오던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재난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재난의 강도와 스타일은 분명히 잘 살렸고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재난영화는 재난이 전부가 아니다.

결국 재난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별반 다른 영화와 다르지 않다.

해운대가 이 영화에서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불을 소재로 다룬 영화 중

재난 영화로 최고는 아직 타워링이다.

1977년에 만들어진 폴 뉴먼, 스티브 맥퀸이 주연한 이 영화가 아직도 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타워링은 충분히 교과서의 역할을 해낸다. 그것의 바톤을 이어받은 것이 바로 이 타워니까.

또 한 편의 영화는 분노의 역류다.

화재를 다루면서도 미스테리 형식을 빌어와 흥미진진함을 보여주고 있다.

불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다룬 것에서 나름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커트 러셀, 로버트 드니로 같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말이다.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다.

흥분하고, 겁먹고, 광기에 싸여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험 앞에, 죽음 앞에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딸을 구하기 위해서 죽음도 불사하는 아버지고 있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소방대원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안위는 내팽개치는 사람들도 ㅇㅆ다.

이러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조합은 어찌 보면 재난 영화에 공식처럼 여겨지고있다.

사실 이런 재난 영화의 가장 핵심은 재난 차제가 아닐까.

 

 

휴먼 드라마를 위해서 이 영화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멜로를 위해서 이 영화를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코미디를 위해서도 아닐 것이고, 사회적 이슈를 위해서도 아닐 것이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고층 건물 화재를 보기 위해서이다.

최소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화재 속에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사람들. 화재에 던져진 사람들.

그 사람들의 행동과 관계가 결국은 이 영화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다.

 

타워는 최소한 7광구의 악몽에서는 벗어났다.

그래픽은 훨씬 부드럽고 리얼해졌으며 살아 꿈틀거린다.

영화의 촬영이 아무리 생각해도 무척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불도 제대로 다루었다.

다만 조금은 삐걱거리는 인물들의 무감정, 뻔함, 의도가 드러나는 씬 들은 아직은 아쉽다.

하지만 어떠랴.

충분히 훌륭한 고층건물 화재를 보았는데.

그것 만으로도 괜찮은 수확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