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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도가니 신드롬

by 양철호 2011. 9. 30.



5년 전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가히 신드롬이라고 할만한 분위기다.
전에는 관심도 없던 정치권조차 선거라는 상황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모습이 국민들의 시선에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과거의 태도와 다른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한겨레의 보도에서 시작해 몇몇 사회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룬 것이 끝이었다. 판견을 흐지부지였고 사건은 그렇게 잊혀져갔다. 국민들은 분노했지만 그 당시에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높여줄 장치들이 부족했다. 그 후 공지영의 소설이 나왔고, 올해 영화가 나왔다.

영화 '도가니'는 충격이었고, 사람들은 다시 과거의 잊혀졌다고 여겨졌던 사건을 끄집어내 사회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세상이 책임져야 할 사건을 세상이 외면했었고, 이제 다시 세상이 외면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재도를 움직이는 자들,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자들의 무책임을 비난했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국민은 과거 그저 투표 말고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sns라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힘을 갖게 되었다. 한 명 한 명의 힘은 별로 없지만 그 힘을 모아서 거대한 권력에 맞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세상은 지금 도가니 신드롬에 대한 분석에 여념이 없다. 왜 5년이나 지난 사건이 다시 이렇게 재조명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영화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과거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책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에까지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국민들, 네티즌들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을 비룻한 보수 언론에서 과거 권력에 대한 책임을 논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마지못해 현 상태에 대한 문제점과 피해자들의 인권을 생각하는 척 생색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런 행태를 모를 네티즌들이 아니다. 결국 역풍에 시달릴 것이다.

앞으로도 도가니 신드롬은 이름을 바꿔 세상에 많이 등장할 것이다. 그 이름이 무엇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감추어져 있던, 무관심하게 방치되어 있던 것들이 세상이 빛을 발하며 나올 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를 두려워하는 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마음껏 분노하자. 세상의 부조리함에.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다면 결국 힘있는 자들은 세상을 자신 마음대로 주무르려 할 것이다. 웃기지 말라고 말해주자.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