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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의 미디어 분석-웨스트윙, 다시 정주행하는 이유

by 양철호 2016. 12. 16.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드라마 중 한 편인 웨스트 윙은 백악관에 대한 이야기다.

생활 지역은 이스트 윙과 업무 지역은 웨스트 윙으로 나뉘는 백악관에서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진행되는 곳, 그 곳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작가가 드라마 뉴스룸, 영화 머니볼, 소셜 네트워크 등을 집필한 아론 소킨이라는 점은 꽤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사가 무척 많고 어수선하게 전개되는 듯 하지만 핵심은 늘 명확하다.

 

웨스트 윙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은 늘 현실과 맞서 고군분투한다.

그들은 그러면서 유머를 잃지 않는다. 또한 따뜻함도 잃지 않는다.

때로는 상대 진영을 협박도 하고, 선택한 것이 올바른 결과를 가져오지도 않는다.

그들도 실수를 하며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나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이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서 고민하고 논의하고 싸워 나간다.

같은 실수를 저지르기 않기 위해서 단 한순간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실제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일과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한 가지다.

사람들이 원하는 백악관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것, 인간적인 것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는 모습을.

그리고 잘못에 대한 반성과 고뇌를 그대로 보였다.

 

사람들은 완벽한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도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쉽게 용서도 한다.

단 용서받기 위해 자신의 실수를 감추거나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더 나은 것을 위해 매진할 줄 아는 것에 응원을 보낸다.

이 드라마는 그것을 보여준다.

 

과거에 정주행했던 이 드라마를 최근 다시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청와대는 과연 어땠을까.

이 드라마와 비교해보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제 새롭게 시작될 미국 백악관의 트럼프 정부는 이 드라마와 얼마나 다를까를 생각해보니 뭔가 떠오르는 게 있었다.

이 드라마도 결국 어쩌면 환상이나 판타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난 얼마 전 국내에서는 뉴스룸 같은 드라마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아야기한 적이 있다.

참고로 여기를 클릭하면 뉴스룸 관련 올린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편, 웨스트 윙 같은 드라마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모르지. 앞으로 세상이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정치권이 이런 드라마에 손을 들어줄지 모르겠다. 국내 정치권도 상당히 폐쇄적이고 자존심만 가득한 자들이 뭉쳐 있으니 말이다.

 

만약 웨스트 윙을 보지 못했다면 한 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해준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허접하고 밑바닥인지도 알려준다.

그래서 더욱 자괴감을 갖게 만들지만 앞으로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런 청와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권한대행 황교안이 대통령급 의전을 바라는 이 기가 막힌 세상에서 우리라고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