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셧다운제

by 양철호 2011. 11. 22.
여성가족부가 제정한 게임 셧다운제가 20일부터 시행되었다.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 중독을 막고자 12시부터 청소년의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로 마련된 이 제도는 처음부터 과도한 제재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더군다나 과연 셧다운제가 제대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효과를 발휘하느냐도 의문시 되어져왔다. 그리고 그런 의문을 안은 채 셧다운제는 시작되었다.

결과는?
부정적인 내용이 언론사에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다지 실효적이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부수적인 피해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제대로 된 기획과 준비 없이 시행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숱하게 많은 언론에서 문제점이 지적되어왔지만 그것이 전혀 시정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첫째 형평성의 문제이다.
처음 셧다운제가 도임된다고 했을 때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반발할 것은 당연했다. 여성가족부는 국내 게임 업계의 반발은 가볍게 묵과하고 넘어갔지만 정작 스나크래프트를 서비스하는 블리자드가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하자 그것에는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즉 셧다운제에 스타크래프트는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스타크래프트2는 셧다운제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2편 보다는 1편을 즐기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의 형평성 문제에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정작 엄청난 중독성을 가진 게임 문명5는 패키지라는 이유로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니 PC 패키지 게임과 콘솔 게임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따로 특별히 제제할 방법이 없다. 즉 이 셧다운제는 온라인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국내 게임 업계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둘째, 국내 게임 산업이 부정적 인식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은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분명 IT 산업의 선두주자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게임 엔진의 개발에도 독창적인 기술을 발전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내기도 했다.
문제는 세계의 유저들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의 사용 규제에 대해서 좋게 볼 리가 없다는 점이다. 자국에서도 규제를 하는데 그 게임을 과연 어느 유저가 기분 좋게 즐길 수 있겠는가. 즉 자국 게임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놓고 전 세계에 광고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국제 투자와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 틀림 없다.
국내 유저의 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하는데 이것에 대해 제동이 걸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익의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가 줄어들어 게임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실효성 논란.
사실 16세 이하의 청소년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우회로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즉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것이다. 그것 마저 여성가족부에서 막을 수는 없다. 즉 그것은 가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게임을 규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게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즉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도 즐기고, 중독이 되지 않게, 또는 중독이 되었다라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그저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넷째, 국제적 위신 문제, 즉 국격.
블리자드가 서비스를 철회하겠다고 협박을 한 것, 유투브가 국내 계정으로는 업로드를 못하게 막은 것. 얼마전 XBOX가 온라인 서비스를 아예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끊겠다고 한 것이 바로 셧다운제에 의해 생긴 해외의 반응이다. 물론 유투브는 온라인 실명제에 의한 것이긴 하다. 졸지에 어셩가족부의 셧다운제 때문에 성인들도 XBOX의 온라인 기능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 세게적으로도 거의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인터넷 실명제를 끝까지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책에 의해 세계의 유수의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이것은 국가의 이미지의 손해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정부는 대책이라고 마련하는 것마다 모두 규제로 일관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미봉책이라고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셧다운제는 시행이 되었다. 3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한다. 이미 IT 강국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모두 땅에 삽질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여성가족부는 너무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알리고 싶어한 나머지 자충수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이 법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세계 1위를 고수하던 온라인 게임의 산실인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여지없이 추락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까. 그러나 한 번 놓친 자리를 되찾기는 어렵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는 분명 고쳐야 하고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 청소년이 과거와 달리 요새 무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교에 학원에 끝나고 집에 온다고 해도 늦은 시간, 그리고 주말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과는 달리 집에 틀어박혀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골목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본 지도 오래되었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게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찾아내야 하고, 부모와 아이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것들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학습과 교육, 그리고 계도는 집에서 이루어진다. 그것을 여성가족부가 규제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족 :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