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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강용석의 사퇴와 보수의 반응

by 양철호 2012. 2. 23.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이 결국 근거 없음으로 끝이 났다.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한 강용석 의원은 의원직 사퇴의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사퇴만으로 끝날 문제인지의 논란은 아직 남았다. 개인 정보의 보호를 위반한 부분으로 민형사상 소송이 뒤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강용석 의원이 무엇하나 시원한 문제르 제기하는 걸 본적이 없다. 대부분 헛발질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런 헛발질에 보수 언론과 보수 정치인들은 힘을 실어젔다. 자신이 하기엔 껄끄러운 일들을 대신해주니 얼마나 편했겠는가.

그동안 줄기차게 강용석 편을 들고 박원순의 의혹을 물고 늘어졌던 보수 언론들은 한발 물러서는 기세이다. 그러나 그들의 논조를 보면 어딘지 모르게 의혹은 일단락되었지만, 의혹을 가질만 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몰아가고 있다.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만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의혹 투성이인 BBK는 어떨까. 여전히 미국에서 법정에 올라가 있고, 한국에서는 기획입국설 가짜 편지 의혹이 수사중이다. 그런데도 허위사실로 의혹의 제기조차 문제가 되어 감옥에 가 있는 정봉주 전의원에 대해서는 어떨까?
보수 언론의 이중잣대는 그야말로 혀룰 내두를 정도다. 사실 이런 사회의 풍토와 분위기, 그리고 태도를 보면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과연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삐뚤어져도 별로 할 말이 없는 것 아닐까. 사회가 이미 삐뚤어져 있는데.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를 못하게 막아서는 안 된다.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을 남겼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입을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은 진보든 보수든 가리지 않고 공통으로 해당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의혹의 제기 이후 그 책임의 문제는 다르다.
권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 엄청난 불이익과 책임을 지우는 반면에, 진보에 대한 보수의 의혹 제기는 그냥 그럴 수 있다는 분위기로 넘어간다. 이것은 형평성의 문제를 떠나 상식의 문제이다.

의혹의 제기와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옳다. 그리고 이 논리에는 검찰도 예외가 아니다. 검찰은 기소 독점권을 가진다. 그들은 누구든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소가 불합리하고 문제가 있고, 그래서 그들의 기소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결론이 난다면 그들 또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아니 국가가 나서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검찰은 국가 기관이니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자유는 주되, 그 제기의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고, 그 근거를 충분히 따질 수 있는 시간과 장치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승복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3심제는 그래서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여기에는 사법부의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긴 하다. 그래도 이런 책임의 문제가 정착된다면 좀 더 성숙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자의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의적으로 제도적으로 생기는 것이어서 아쉽지만 말이다. 그러나 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사회 지도층 수준으로는 자의적으로 생길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고작 그정도 수준이니까.

이번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이 끝났다. 이제 안철수와 관련된 해프닝은 또 어떻게 마무리 될까. 그리고 어떻게 보수는 그것을 울궈먹을까. 또 어떻게 헛발질들을 이어갈 것이고, 어떻게 이후에 발뺌을 할 것인가. 국민들은 과거와 달리 이제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