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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20세기 폭스의 한국 진출

by 양철호 2012. 2. 28.



아바타를 만든 20세기 폭스 영화사가 한국 영화게에 진출한다는 기사가 떴다.
50~60억 정도의 중급 영화에 투자하고 자신들의 배급망을 통해 전 세계에 배급한다는 목표다. 이에 한국 영화계는 몇몇 특정 자본에 얽매인 한국 영화 자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반기면서도 미국이라는 대 자본 시장에 종속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미국의 선진 시스템이 한국 영화에 접목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한국 영화 제작 현실의 어려움은 누구나 알고 있다. 스텝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대우도 그 하나일 것이다. 미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도입된다면 한국 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문제는 과연 폭스가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이유가 있느냐는 점이다. 즉 미국 내에서는 미국의 법률에 따라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지만 한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결국 한국의 상황에 맞는 영화 제작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즉 그들은 자본의 투자를 통한 수익만을 목표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이 들여올 시스템은 감독에 대한 권한 축소가 될 확률이 많다. 미국에서는 감독의 권한이 우리나라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다. 편집에까지 관여해 이러쿵저러쿵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즉 한국에 진출해 어쩌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려 할 수 있다. 그들에게 한국 스탭의 기술과 저렴한 인건비는 매력적일 수 있으니까.

문제는 배우들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몸값이다.
폭스에서 투자하고자 하는 금액은 편당 50~60억 수준이다. 말 그대로 중급 영화이다. 분명 스타급 배우를 쓰기에는 넉넉한 예산은 아니다. 결국 배우의 몸값이 영화의 쿨리티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나 앞으로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영화의 국적 문제다.
폭스의 투자와 제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국적은 어디일까. 한국 감독과 배우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 영화일까? 아니면 폭스의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미국 영화인 것일까? 정체성에서 모호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의 뿌리를 찾으려는 집착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국적이 아무리 다르더라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면 그를 마치 한국인인것처럼 대우하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세계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어떻게 느낄까 하는 문제는 별개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된다.

헐리웃의 한국 영화계 진출이 기대가 되면서 우려가 되는 것은 나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 한국 영화의 현실이 탄탄하고 좋은데 헐리웃 자본의 침략이 이루어진다라면 반대하겠지만 사실 한국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몇몇 자본에 얽매여 있는 이 현실 속에서 투자 자본의 다양화는 어찌 보면 좀 더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될 수도 있다. 즉, 영화인들에게는 조금 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다만 이익만을 추구하는 헐리웃 시스템이 한국에 잘 맞아 돌아갈지, 이익을 보기 위해서 그들이 어디까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섣부르게 부정적일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장미빛 꿈을 꿀 이유도 없다. 그저 바람이라면 폭스의 진출이 한국 영화 제작 현실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스템도, 제작 환경도, 그리고 스탭들에 대한 대우 개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