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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역사 이야기-'뿌리깊은 나무'의 한글이 과연 진짜일까?

by 양철호 2011. 12. 2.



최근 드라마 하나가 세간에 화재가 되고 있다.

바로 '뿌리깊은 나무'이다.
한석규의 드라마 복귀라는 타이틀분만 아니라 장혁, 신세경의 조합으로도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주목받은 것은 한글이라는 소재이다.

이야기는 한글을 창제하려는 세종과, 그것을 막으려는 밀본 사이에서의 갈등과 암투를 다루고 있다. 글자의 힘, 그리고 민중을 생각하는 세종의 마음은 어쩐지 지금의 우리 정치 현실과 묘하게 겹치며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글은 정말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정말 우리의 발음기관을 본따서 만든 것일까?
드라마처럼 사람을 해부해 후음을 형상한 것일까?

우선 해부는 없었다. 해부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과거 드라마 '허준'에서는 허준이 유의태를 해부해 사람 몸의 내부를 파악하는 장면이 나온다.
허나 그것 역시 허구일 뿐.
그렇다면 한 가지 의구심이 남는다. 발음기관의 형상을 본떠서 한글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좀 모호하다.
사실 한글을 하나하나 발음해보면서 자신의 혀의 모양을 잘 파악해보라. 우선 보이지 않으니 상대방과 함께 실험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한글의 모양과 같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과연 발음기관과 혀의 생김새로 만든 것이 맞을까?
오히려 무언가 기본을 이룬 토대가 필요할 것만 같다. 과거에서부터 있어왔던 무언가가.



여기서 야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가람토 문자다.
'한단고기' 단군세기편에 보면 3세 단군인 가륵의 재위 46년, BC2181년에 삼랑인 을보륵에 명하여 정음 38자를 만들게 하고 이를 가람토로 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한단고기'가 위서인지, 아니면 실존된 우리 민족 중심의 세계 역사서인지는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그저 가십거리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 무시못할 기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종실록 계해 25년 12월 조에 '10월 초, 친히 한글 28자를 정하시니 그 글자는 옛 글자를 모방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원문은 상형문자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일부 호사가들은 이 옛 글자가 바로 가람토는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사실 '한단고기'를 그저 위서 정도로 치부하기엔 조금 의문이 남는다. 예전 '역사스페셜'에서도 다루었던 이야기인데 단군을 황의 이름이 아닌 왕의 호칭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즉 몇 십대에 걸쳐 단군이 조선을 다스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기존의 역사서에서 보이던 단군에 대한 신화적 가치를 깎아내리지만 오히려 현실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진실은 모른다. 그러나 한글이 세게에서 제일 과학적이며, 거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표음문자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 세계의 유수의 언어학자, 문학가들이 한글의 우수성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것도 보기 좋은 예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글을 가진 우리는 행운아다.
그러나 현실은 한글을 오히려 멀리하고 영어에 집착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어는 못해도, 맞춤법은 틀려도 영어 철자는 틀리지 말아야 하는 현실.
우리 말 어휘는 제대로 몰라도 영어의 어휘는 달달 외우고 철자로 틀리지 말아야 하는 현실.
우리 말 표현력이나 문장력은 떨어져도 영어로 작문하고 해석하고 말하는 능력이 높아야 하는 현실이 말이다.

언어는 그 나라의 힘이다. 그리고 생명이고 정신이다.
우리는 타국의 언어가 아닌 우리만의 언어를 가지고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숭고한 정신인 것이다.
세종이 어떤 의도로, 정말 백성을 생각하는 의도로 한글을 만들었는지 역사적 사실은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만큼 세종은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고 있다. 
백성이 양반이 되지는 않지만 양반에게 그냥 당하지 않는 힘을 주기 위해서.
어쩌면 세종같은 군주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이 드라마가 더 각광을 받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