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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KINO(양철호)의 세계의 미스테리-애거서 크리스티 실종사건

by 양철호 2011. 12. 15.



포와로, 미스 마플의 창시자인 애거서 크리스티.
그녀의 추리소설인 지금도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을만큼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기발한 범죄와, 그 범죄를 풀어나가는 기발한 탐정의 두뇌 싸움의 전형은 어쩌면 애거서 크리스티에 의해서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녀에 대해서는 지금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가 하나 존재한다. 바로 그녀의 실종사건이다.

우선 사건을 되짚어보자.
사건은 그녀가 36세가 되는 1926년에 일어났다.
그 당시 그녀는 이미 7권의 추리소설을 써낸 작가였으며, 최근에 나온 작품이 그 유명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다. 당시 평단애서는 추리소설의 정석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이때가지만 해도 애거서 크리스티는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3천부가 넘게 팔린 책은 한 권도 없을 정도였으니까.

사건은 1926년 12월 3일에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집은 버크셔 주 서닝데일의 저택을 나온 이후 깜쪽같이 사라졌다.
다음날 오전 11시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2인승 자가용 모리스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승용차는 도로에서 이탈해 풀밭에 처박힌 상태였고, 그녀의 모피코트가 차 안에 남겨져 있었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자살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갔지만 결국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이 당시 애커서 크리스티는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남편은 10살 연하의 여성과 바람이 나 이혼을 원하고 있었고, 당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런 충격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날이 많아진 애거서 크리스티는 조울증의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의 수사는 진전이 없었고, 신문에서는 그녀의 죽음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 남편이라고 수근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는 와중에 남편의 바람이 들통나 언론에 의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제 온 신문이 그녀의 이야기로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별 인기가 없었던 여류 추리 작가가 일순간에 세상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12월 14일. 그녀가 사라진 후 11일째 되는 날, 애거서 크리스티는 요크셔에 있는 한 호텔에서 발견된다. 웨이터가 손님으로 묵고 있는 그녀를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그녀는 이 호텔에 낸시 닐이라는 이름으로 묵고 있었다. 낸시 닐이라는 이름은 남편이 바람을 피웠던 여자의 이름이었다. 이렇게 애거서 크리스티의 실종사건은 막을 내리느 듯 했다. 하지만 의문은 이제부터였다. 웨이터의 증언에 의하면 그녀는 자신의 기사를 보면서 다른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당구를 즐기기도 했으며 무척 행복해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지낸 게 일주일이나 된다고 했다.

애거서 크리스티를 진찰한 의사는 그녀가 기억상실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남편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에도 모르는 사람으로 대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설명이 안 되는 점이 있다. 그녀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의 차림새와 발견되었을 때의 차림새는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다. 또한 지갑에 돈도 얼마 없는 상태였는데 발견되었을 때의 거의 300파운드나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를 찾아내고 나서 지역 신문은 그녀를 찾는데 들인 비용이 3000파운드라며 이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물아세웠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녀가 다음에 낸 책인 '빅 포'는 비평가들의 날카로운 비평에도 불구하고 9000부 이상 팔렸다. 이후 그녀의 책은 출판되는 즉시 기록을 세워 나갔고, 1950년대에는 50000부를 초과했다. 미스 마플의 마지막 이야기 '슬리핑 머더'는 초판이 60000부나 팔리기도 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남편과 이혼하고 1930년에 학자인 맥스 멜로윈 경과 결혼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로 자신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 인터뷰도 그 사건을 화제로 삼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제 의문들을 정리해보자. 그녀는 집을 나서고 새 옷과 돈을 어디에서 구했을까? 또 호텔에 왜 남편의 애인의 이름으로 투숙을 한 것일까? 의사와 사람들은 그녀가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사진과 내용이 실린 기사를 태연하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였다. 그녀의 기억상실을 믿을 수 있을까?

그녀의 친구였던 리치 칼더 경은 그녀의 행방불명은 고전적인 추리소설 기법으로 짜여진 한 편의 각본이라고 생각했다. 즉 그녀가 연극을 한 것이라고 생각햇던 것이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이 사건 이후로 그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제 추측은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