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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조민기의 죽음, 미투가 이상해졌다.

by 양철호 2018. 3. 12.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셀럽들이 겪게 되는 일들은 대중의 비난과 과도한 공격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도하는 데 언론도 한몫 하고 있다. 

그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 의견은 양분되어 대립한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도망쳤다느니, 피했다느니, 용서가 안 된다느니 외치는 쪽과, 죽음까지 다다른 것에 대해서 동정하는 쪽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미투를 통해서 사회 전반적인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사라졌고, 가해자와 피해자만 남았다. 그리고 그 가해자가 유명인이고 공인이면 더욱 격렬해진다. 


보수에서는 이미 정치적인 프레임으로 미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홍준표의 성추행을 미투했던 류여해는 어느새 자유한국당에서도 이상한 여자로 낙인 찍혀버렸다. 

성폭행은 없다. 터치 정도만 있다는 말을 여성 의원이 아무렇지 않게 발언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다. 

페이스북에 보수쪽에서 미투가 안 나오는 이유는 보수진영에서는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보수 진영 전체의 인식이 미투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미투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문화적 문제이기도 하다.

성추행이 문화적으로 가능했다는 것이 아니라 관심 외였다는 의미다.

과거 80년대 까지만 해도 동네 어르신들의 꼬마에 대한 성적인 터치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지금도 노인들은 그것이 범죄가 된다는 부분을 이해 못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제도적 의견에 접근했다.

이것이 해외 선진국에서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쌓아올린 결과다. 

그런 곳에서조차 지금 미투를 진행했다. 감춰진 곳에서 수많은 추악한 행위들이 만연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짧은 근대와, 현대화 속에서 민주화의 빠른 전진을 이루었다. 과거로 되돌아가기도 했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상을 올바른 곳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미투 운동의 의미를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 언론은 가해자와 피해자만 있다. 그리고 더구나 유명인들만 있다.

일반인의 미투는 외면당하고 관심 밖이다. 


지금 인터넷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

그 글들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알게 모르게 미투에 얽힌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는 외면한 채 가십거리처럼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분명 정상은 아니다. 


위계, 권력, 힘이 상대방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운동. 이것이 진정 미투 운동의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투 운동으로 다시 제자리를 잡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것은 바로 네티즌들이어야 한다.

언론들의 자극적인 보도에 휘둘려 그것에 감정적으로 댓글을 다는 모습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누군가에 대한 비난 보다 어떻게 바로잡을 것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조민기 같은 죽음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역할이 아니다.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세상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우리들의 역할이다. 

그 점을 잊지 말자. JTBC도 그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