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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비공개, 미국판 블랙리스트.

by 양철호 2017. 1. 23.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시끄럽다.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미국의 블랙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 있다.

우리 제목으로 비공개.

주연은 익히 잘 알고 있는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맡았다.

또한 이 영화는 매카시즘을 비판하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미국 의원인 매카시가 공산주의자 명단이 있다며 의회에서 발언하며 촉발된 사건으로 그가 명단이 손에 있다고 흔들던 종이에는 사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였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미국 내에서는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기 위한 분위기에 휩싸였고, 그런 분위기를 매카시즘이라고 불렸다.

미국적 민주주의에 위배된 가장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

 

지금의 미국은 어떤까.

어느 배우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비판을 한다.

지지하는 정당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활동에 지장이 있거나, 불이익이 있거나 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공인이라는 거짓된 개념에 사로잡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만이 미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아니, 중립이 아니면 자신의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토록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싸워서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지금 바닥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민주주의의 생명을 갉아먹는 결정을 내린 주범들이 있다.

과거에 자신들이 쌓아올렸다고 믿는 영광을 다시 재연하고 싶었던 자들이다.

그 영광 밑에 깔린 수많은 피흘리는 국민들은 그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양심을 지키고 있는가.

영화 한 편 정부 마음에 안 들게 찍었다고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배우에게 일이 섭외가 2년 동안 안 들어오는 나라.

영화계에 좌파를 척결하라는 명령을 스스럼없이 내리는 국가의 대표 등.

그야말로 천박하기 짝이 없는 행위들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제는 떳떳해져야 한다.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피해를 받을 일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영화에서 감독이었던 로버트 드니로가 결국 양심을 지키는 일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김기춘, 조윤선을 비롯해 문화계를 혼돈으로빠트린 자들이 그것에 대해 제대로 된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