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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은밀하게 위대하게

by 양철호 2013. 8. 3.

 

 

만화가 영화화 되는 경우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미스터고가 국내 흥행 실패를 겪는 이유도 어찌 보면 비슷할 수도 있다.

만화와 영화는 분명 서로의 장르가 다르다는 점을 자주 잊어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만화는 만화 자체의 판타지가 존재한다. 만화기 때문에 그냥 넘기는 것들도 있다. 만화기 때문에 리얼리티를 그렇게 따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만화이면서 너무나 리얼한 이미지들이 사람들에게 회자되기도 한다. 미생의 리얼함처럼.

 

 

 

하지만 엄연히 말하면 만화와 영화는 장르가 다르다. 그렇기에 만화를 영화화 한다고 정한 이상 영화의 법칙을 따라야 하고, 현실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 만화의 원착 팬들이 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원작 팬들이 원하는 것은 만화의 느낌을 살려주기를 바란다. 사실 만화가 인기를 얻게 되는 요소를 영화 제작시 버리기는 어렵다. 그것이 아무리 판타지적이라고 해도 말이다.

결국 영화는 만화의 판타지를 답습하게 되고, 그 결과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기 엄청나게 인기를 끈 웹툰이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리고 이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다. 영화는 몇몇 설정을 제외하고 충술하게 웹툰의 스토리를 답습한다. 그리고 그 정서도 따라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적 완성도는 상당히 조악하다고 할 정도의 작품이 탄생했다.

명품 연기를 펼치던 배우들도 리얼리티의 부재 때문인지 연기의 톤들이 서로 부조화 스럽다.

결국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졸작이라고 할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런데 흥행이 됐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 열광했다.

마치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이 만화와 같은 말과, 행동을 보여준다. 미소년들의 향연. 어찌보면 감독은 바로 이 점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리얼리티는 버리고, 웹툰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끌어와 영상화 시킨다는 목적을 말이다.

결과는 대 성공으로 끝났다.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의 멋진 액션에 여성 관객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이것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나는 이것이 성공한 것 같지 않다.

 

 

 

만화로 볼 때는 용서가 되는 부분들도, 영상으로 사람이 연기하게 되면 어색하고 말이 안 되고, 논리적 삐걱거림이 보이게 된다. 나에게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다.

영화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감정의 무게를 더 실어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잘 생긴 꽃미남들의 액션과 몸짓 보다는 그들이 느낄 감성에 더 힘을 줬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남과 북의 상황을 조금 더 리얼하게 표현했어야 하지 않을까.

 

 

'

베를린'이 이 영화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오로지 김수현이 없어서라고 말할만 하다. 하정우라는 배우가 있었음에도 누나팬들의 팬심을 녹이지는 못하니까.

그래서 아쉽다.

이런 비슷한 사례들이 속출하게 될 것 같고, 그때는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영화적 완성도 보다는 배우들의 이미지에, 그리고 웹툰의 판타지에 의지하게 되니까.... 그래서 아쉽다.

헐리웃은 마블과 DC 캐릭터를 어떻게 영상에 감정을 집어 넣어 보여줄지 고민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그 판타지를 쫓고 있어서.... 그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