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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미디어 분석-미드 '더 이벤트'의 불편한 논리

by 양철호 2012. 5. 24.

 

 

주목을 받았던 미드가 있다.

제목은 '더 이벤트'.

신선한 설정과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고, 나는 방영 초기부터 보지는 않았지만 결국 입소문을 타고 나의 귀에까지 들어와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시즌1이 끝나고 난 이후 시즌2를 보지 않으려 한다.

 

우선 '더 이벤트'의 줄거리를 이야기 해보자.

66년 전에 알라스카에 한 우주선이 불시착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97명의 외계인이 탑승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을 알라스카에 수용시설을 만들어 감금하고 관리한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이들은 인간과 유전자가 불과 1%의 차이만 나고 나머지는 일치한다. 하지만 이 1%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바로 이들은 노화의 속도가 인간보다 현저하게 더디다는 점이다.

 

 

 

현 대통령은 이들의 존재를 알고 나서 외계인의 리더인 소피아와 협정을 맺어왔다. 그리고 이들을 곧 풀어주려는 성명을 발표하려 하는 순간이다. 즉 우주에는 인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의 공표와 함께 외게인과의 공존을 발표하려 한 것이다. 사건은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 그리고 외계인은 감금되어 있는 97명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나머지 인간들 틈에 숨어 사는 외계인에 대한 존재를 알아채는 것과 동시에 진실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와 입을 다물고 동족을 지키기 위한 외계인의 대응이 펼쳐진다.

 

 

뭐 사실 이야기는 긴박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인간과는 다른 체계를 가진 외게인들의 구성체, 그리고 그들의 종족을 위한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소피아가 보여주는 자기논리의 반전이 왠지 와닿지 않는다.

 

처음에 소피아는 철저하게 평화주의 노선을 지지한다. 즉 그들은 비폭력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간 사회에 숨어 살고 있는 동족들, 특히 소파이의 아들이 대통령을 암살하려 하고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할 때 그것에 대해 상당히 동요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철저하게 비밀을 간직한 소피아는 소통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하려하지 않는다. 평화를 중시한다고 하지만 그 평화를 먼저 깬 것또한 인간들 틈에 숨어 있던 외계인들이자 자신들의 종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나머지 외게인들을 소탕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가게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이에 대해 소피아는 모든 원인을 미국 정부로 돌린다.

 

 

먼저 폭력을 휘두르고, 먼저 암살기도를 하고, 먼저 거짓말을 했던 것이 바로 자신들인데 원인을 정부로 돌린 것이다. 그리고는 자신의 원칙은 언제나 평화라고 되뇌인다. 무언가 모순이다. 그리고 앞뒤가 안 맞는다. 차라리 동족을 위해 거짓말을 해왔고, 이제 자신들의 종족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처음부터 주장했다면 말이 된다. 그러나 소피아는 자신에 반대하는 동족은 기꺼이 처벌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항변한다. 오해라고. 왠지 누구와 상당히 닮아있지 않은가? 이런 이유가 내가 이 드라마를 계속 보지 못하겠다는 이유다. 자꾸 누군가가 생각이 나서.

 

바이러스픞 퍼트려 인간을 몰살하려 하던 소피아는 마지막 갑자기 그 생각을 접는다. 이유는 모른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더욱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어쨌든 이제 모순되는 논리만을 남친 개 이 드라마는 시즌2를 기다리고 있다. 외계인과 공존을 하게 될지, 공멸의 길로 나갈지는 앞으로의 시즌에서 밝혀질 테지만 그다지 제대로 된 떡밥을 던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논리적 접근이 약하다 싶으면 차라리 미스테리로만 접근하는 것이 나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에 흥미진진해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봐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초반에는 꽤 볼만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