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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끝장토론과 보수의 시각

by 양철호 2011. 12. 8.

'나는 꼼수다'의 반응이 뜨겁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나는 꼼수다'와 관련한 토론이 벌어졌다. '나꼼수' 찬성 측으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과 반대 측으로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이 나와서 설전을 펼쳤다. 그런데 여기서 뜨거운 관심이 된 것은 반대측 시민 패널로 등장한 대학생이었다. 윤주진이라는 이름의 이 대학생은 정봉주 전 의원과의 날선 설전으로 일약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단, 그게 호감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토론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윤주진 학생의 논리가 수구 보수가 주장하는 논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수구 보수 언론은 언제나 공정성을 이야기 한다. 늘 중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진보 언론이나 진보 인사의 발언이 좌편향적이라고 주장하고 공격한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우편향적인 자신들의 논조나 논리는 언급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 사실을 언급하면 진보는 도덕성이 생명인데 그럼 같이 한 쪽으로 편향되어도 된다는 것이냐고 말한다. 그것이 결국 옳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윤주진 학생의 논리도 마찬가지였다. '나꼼수'의 중립성을 그는 역설한다. 조중동이 우편향적이고 그것을 비판하려면 '나꼼수'는 중립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봉주는 그 학생에게 조중동이 편향적이라는 것에 동의햐느냐고 묻지만 윤주진 학생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보수의 논리다. 보수는 자신들의 편향에 대해서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 아니 논쟁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양비론으로 상대방의 입장에만 문제를 제기할 뿐이다.

이날 토론에서 윤주진 학생은 줄기차게 중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선거에 나오려는 사람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체에 나오는 것은 선거 중립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것도 보수가 툭하면 내뱉는 논리이다. 그러나 선거를 나간다는 말은 결국 그 사람의 입장이 중립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어쨌든 어느 논리에 줄을 선 것이고, 어느 논리에 입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서야 할 중립은 단지 선거법 상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그리고 선거법의 논리는 도덕이 아니라 법률 논리다. 선거법을 어째서 도덕에서 논하는지 윤주진 학생은 말하지 않고, 보수 언론도 말하지 않는다.

윤주진 학생은 흠집내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한나라당과 MB의 흠집내기를 계속 할 것이냐고 묻자 정봉주는 흠집내기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내곡동 사저 문제가 흠집내기냐는 말에 윤주진은 말을 바꾼다. 비판이라고. 여기서 그는 어쩌면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게 아닐까 하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정치인은 정치인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민은 누구든 그들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악의적인 왜곡이 아닌 비판이라면 말이다. 정작 흠집내기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보수는 이 마저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껏 누가 네거티브를 먼저 했고 더 많이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 물론 윤주진 학생도 말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윤주진 학생이 보수 색체를 띠고 어버이연합회에서 격려금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사상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학생이 보수적 색채를 가지든 진보적 색재츨 가지든 그것에 무슨 문제이겠는가. 다만 문제인 것은 진정 자신이 하는 말이 얼마나 정말 공정하고 올바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보수 언론의 논조는 근거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하고 왜곡되어 있다. 그리고 윤주진 학생은 학생이라는 신분과 젊다라는 것을 망각시킬 정도로 보수 언론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결국 토론 전 '나꼼수'가 대안 언론이 될 수 있다의 의견은 22대 18이었지만 토론 이후 28대 12로 바뀌었다. 결국 보수가 가진 논조가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킨 토론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