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Book & Comics

KINO(양철호)의 책 이야기-살인자들과의 인터뷰

by 양철호 2011. 11. 17.


미국 드라마 '크리미날 마인드'를 아는가? FBI의 프로파일러 팀이 연쇄살인범을 잡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범죄심리학, 행동심리학 등을 바탕으로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을 시행하고, 이에 맞추어 범인의 윤곽을 좁혀 검거한다. 가끔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들도 프로파일러라는 직함을 다루고 있지만 이제껏 제대로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아마도 직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나 이해 없이 작가들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탓이리라.

실제 FBI 수사관이었고, 프로파일러였던 로버트 레슬러는 연쇄살인범들을 인터뷰하여 장대한 내용을 집대성했다. 그들의 성격, 환경 등의 요인을 모두 종합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내놓는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폭력성과 잔인성을 찾아낸다. 그렇게 수많은 살인범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바로 이 책, '살인자들과의 인터뷰'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살인범들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익히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도 보인다. 데드 번디, 찰스 맨슨, 존 게이시, 존 주버트, 에드 캠퍼 등의 이름은 여러 드라마나 뉴스, 영화 등을 통해서 손쉽게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인 로버트 레슬러가 바로 연쇄 살인범이라는 용어를 맨 처음 사용했다는 것도 참고할 일이고, 그가 조사한 케이스들을 토대로 만든 소설과 영화가 바로 '양들의 침묵', '한니발'이라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이 책을 읽을 수록 사람은 괴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괴물로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괴물이 존재하던 것이 아니라 괴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괴물이 될 수도 있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괴물이 될 수도 있다.
로버트 레슬러는 책의 맨 뒤에 이렇게 적는다.
"누가 살인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에게 살인이라는 환상을 제공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결국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무언가 결핍한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가끔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이코패스는 모두 범죄자로 인식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다. 사실 이 사회에는 수많은 사이코패스들이 살아간다. 그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살인범들 중에 사이코패스가 많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이코패스가 범죄자라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오해에 의해서 빚어진 현상이다. 제대로 된 정보가 주어지고, 그 정보에 의해 제대로 된 가치관이 심어져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사이코패스의 유전적 질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속한 사회가, 환경이 건강하다면 그는 아무 탈 없이 성장해 아무 일 없이 살아갈 것이다.

이제 문제는 한 가지다. 바로 환경. 사람을 분노하게 하는, 사람을 부족하게 만드는, 사람을 무관심하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 한 사람을 괴물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스스로 누군가를 괴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돌아보아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