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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서울시장 선거

by 양철호 2011. 10. 27.



선거가 끝났다.
언론의 박빙이라는 예상과 달리 꽤 큰 표차이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의 평가를 들어보면 다시 SNS의 힘이라는 등, 젊은 층들의 투표참여라는 등 말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제 사실 SNS는 하나의 트랜드가 되었다. 그것도 그냥 가십거리 이야기를 주고받는 개인의 장에서 공개적으로 정치나 사회에 목소리를 높이는 장이 된 것이다. 그리고 패배한 곳은 이 힘을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 한 것이 빌미가 되었다. 뒤늦게 뛰어들어 알바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런 것으로는 진정 SNS를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만 나게 된다. 똑똑한 정치인들이 이런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무식했던 것이다.

이번 선거를 평가해보면
하나, 네거티브 전략의 실패였다. 네거티브 전력알 잘못 짰다는 것이 아니라 네거티브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역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 한나라당에서 주장한 네거티브가 부메랑이 되어 한나라당을 역공하는 사태가 나오기도 했다.
박원순의 군대 문제는 결국 나경원 후보 남편의 군대 문제로 되돌아온다. 대기업의 후원 문제는 후원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실수였다. 강남에 거주하며 비싼 월세를 내는 것에 대한 비판도 결국 건물로 시세차익을 내거나 1억짜리 피부클리닉에 다녔단 사실이 밝혀지며 역공을 당했다. 결국 한나라당의 주장에 어디를 보더라도 정책은 없었다. 정책 선거를 하겠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두울, 색깔론의 재등장의 실패이다. 천안함을 들먹이고 북한을 들먹인 것이 이제는 유권자에게 먹히지 않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선거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을 국민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런 것쯤은 여유롭게 파악할 능력이 되는 것이다.
아직도 천안함에는 수많은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더군다나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사과를 구걸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런 점들을 일일이 파악하지 못한 채 과거의 구태를 답습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세엣, 지원자들의 무리수가 컸다. 신지호, 강용석, 진성호 등의 나경원 지원자들이 일으키는 무리는 연일 언론에 시끄럽게 오르내렸다. 술을 마시고 토론에 참석한 신지호, 성추행으로 유명한 강용석의 지원, 보좌관들의 잘못된 정보를 통한 나경원의 실수 등이 대표적이다. 선거 기간 내내 도대체 나경원 후보 선대위 측에는 제대로 된 사람이 있기는 한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네엣. SNS의 파워다. 이제 SNS는 정치권에서 절대로 무시못할 하나의 권력이 되었다. 이 권력을 장악하는 자가 정치에서 승리한다는 이야기가 나올법도 하다. 그러나 단순히 언론통제하듯 SNS를 장악할 순 없다는 사실에 권력을 잡고 있는 여당이나 정부는 당혹스러워 한다. 결국 아직 정치권은 이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는 결론뿐이다. 어색한 아르바이트를 써서 여론몰이를 해보려 하지만 그야말로 금새 티가 나서 배척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한 기관이 바로 트위터의 언급 횟수로 지지율을 계산해보니 얼추 맞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결국 언론에 의한 여론조사가 틀린 이유와도 맞아 떨어진다.

선거는 끝났다.
새로운 서울 시장이 탄생했다.
서울시의 시정이 바뀌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박근혜의 힘은 지방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정작 서울에서는 무기력해졌다. 대세론이 한 풀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총선과 대권 행보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박원순 새 서울 시장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마도 최소한 서민이 무시당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 같다. 그의 성품을 보아하니.
점점 정치권이 재미있어 진다.